"우리가 블랙하다고? 광화문에 '블랙텐트' 치고 공연할테니 와들봐"

10일 개관식 열고 13일 오픈 공연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7.01.10 11:22:26

광화문 광장에 예술인의 '블랙텐트'가 들어섰다.(사진=연합뉴스)

광화문 광장에 '블랙텐트'가 들어선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는 움직임으로, 빼앗긴 극장을 스스로 다시 찾겠다는 의도를 지녔다.


블랙텐트 측은 "박근혜 정부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근거로 현장 예술인에게 지원금 배제 등 불이익을 줬다. 이것은 단지 예술가들의 피해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정견 표현에 대한 억압은 민주주의 정치 질서의 기반을 파괴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연극인은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을 빼앗겼다. 공공극장에서 동시대 고통 받는 목소리들은 사라졌고, 동시대 공동체의 삶에 대한 사유와 성찰은 중지됐다.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관객이 보는 앞에서 공연을 중단시키는 일마저 생겼다"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블랙텐트는 박근혜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블랙텐트 측은 "시민과 함께 하는 임시 공공극장으로서, 한국의 공공극장이 거의 외면했던 세월호 희생자,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각종 국가범죄 피해자들, 해고 노동자를 비롯해 자본에 박해 받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새로운 나라,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공동체를 열망하는 시민들이 함께 만나는 또 다른 광장"이라며 "연극과 극장의 공공성을 기초부터 다시 배우고자 한다. 연극과 극장의 공공성은 동시대 살아있는 구체적인 인간의 고통과 기쁨이 파도치는 광화문 광장에 있다고 믿는다. 광화문 광장을 찾는 시민들이 블랙텐트의 주인이자 관객이 돼주길 바란다"고 참여와 관심을 독려했다.


한편 블랙텐트에는 광화문 캠핑촌, 박근혜 퇴진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광장극장 블랙텐트 운영위원회, 검열에 맞선 연극인들, 나무닭움직임연구소, 유니콘사운드 등이 함께 한다. 1월 10일 오후 개관식을 열고, 1월 13일 오픈 기념 공연을 연다.


1월 16~20일엔 극단 고래의 '빨간시'(작/연출 이해성), 1월 23~24일엔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그와 그녀의 옷장'(작 오세혁, 연출 김태현)이 열린다. 1월 25~27일엔 마임이 준비됐고, 1월 31일~2월 3일엔 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의 '검열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작/연출 김재엽)이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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