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계_내_성폭력'의 가해자를 탐구하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서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 개막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7.04.11 11:04:48

'#예술계_내_성폭력'을 다루는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가 4월 21~30일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사진=서울문화재단)

'#예술계_내_성폭력' 이야기가 무대 위에 드러난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작/연출 구자혜, 여기는 당연히, 극장 공동제작)를 4월 21~30일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공동제작 공모로 선정돼 남산예술센터의 2017년 두 번째 시즌프로그램으로 선보이는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는 지난해 SNS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난 '#예술계_내_성폭력'을 다룬다. 하지만 무대에 피해자는 드러나지 않는다. 가해자의 시선에서 성폭력의 역사를 기록한 무대다.


이번 무대는 연극계에서 '#예술계_내_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첫 시도다. 피해자들의 폭로에 의해 시작된 문단 내 성폭력은 해시태그(#)를 통해 예술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수많은 피해사실과 증언들이 수집됐다. 예술계는 예술이라는 이름에 가려져 있던 문제를 공론화하고 개선하기 위해 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를 기록하고, 토론하고, 연대해 왔으나 연극계에서는 유독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공연은 '왜 이제야 #예술계_내_성폭력 문제가 밝혀지고 있는가' '왜 피해자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연출가 구자혜는 '#예술계_내_성폭력'이 권력과 위계에 의한 폭력임을 직시한다.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는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기반으로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연극이다. 권력과 위계에 의한 폭력은 장르를 불문하기 때문에 이를 예술계 전반의 문제로 확장해, 가상의 권력 집단의 말을 통해 가해자의 시선을 드러낸다.


공연 관계자는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당당하고 예술가이기 때문에 용인될 수 있었던 가해자의 시선으로 가해의 기록마저 가해자에게 독점되고 마는 권력과 위계의 구조에 대한 문제를 이 공연이 제기한다"며 "가해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재구성하는 연출가 구자혜의 시도는 오히려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작가이자 연출가인 구자혜는 전작 '킬링 타임', 남산예술센터의 2016년 주제기획전 '커머셜, 데피니틀리-마카다미아, 검열, 사과 그리고 맨스플레인'을 통해 세월호와 문화예술계 검열 문제를 가해자의 시선으로 재구성해 선보였다. 이를 통해 사회 구조의 모순과 포장돼 있는 권력의 허약함을 위트 있게 드러냈다. 구 연출은 지난해 '커머셜, 데피니틀리-마카다미아, 검열, 사과 그리고 맨스플레인'으로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가해자 탐구_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는 기승전결이 있는 서사 중심의 연극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을 실험한다. '예술계가 직접 쓰는 #예술계_내_성폭력 역사를 기록한 단 한 권의 책'이라는 콘셉트로 표지, 목차, 추천사, 본문, 후기, 부록의 구성을 차용해 관객은 무대 위에서 한 권의 책이 써지는 과정을 보게 된다. 가해자가 무대 위에서 기록하게 될 한 권의 책은 예술계 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한 편의 연극이 된다.


또한 #예술계_내_성폭력 문제가 예술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기록될 수 있도록 남산여담(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4월 22일과 29일 공연 종료 후 진행한다. 남산여담 프로그램은 당일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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