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공통 과제 쓰레기, 예술품이 되다

국립민속박물관, ‘쓰레기×사용설명서’ 특별전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7.07.18 14:21:25

‘1부 - 쓰레기를 만들다’ 전시장 공간.(사진=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프랑스 국립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관장 장 프랑수아 슈네)과 ‘쓰레기’를 공동 주제로 특별전 ‘쓰레기×사용설명서’를 7월 19일~10월 31일 기획전시실Ⅰ·Ⅱ에서 연다.


이번 전시에는 거름통, 넝마 바구니, 지승병, 재활용 등잔, 포탄피 재떨이 등 쓰레기 수집과 활용 관련 유물·사진 자료, 쓰레기로 사라질 뻔했던 문화재인 하피첩(霞帔帖, 보물 제1683-2호), 영조대왕 태실 석난간 조배의궤(英祖大王胎室石欄干造排儀軌, 보물 제1901-11호), 미인도(고산 윤선도유물전시관 소장) 등 300여 점이 소개된다.


1971년 미국의 학자인 윌리엄 랏제이 애리조나주(州) 투손 쓰레기 매립지를 발굴한 이후로, 쓰레기 분석을 통해 생활사를 복원하는 쓰레기 고고학이 학문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생활문화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쓰레기에 대한 탐구는 우리 자신에 대한 접근이다. 이번 전시는 쉽게 얻고 버리는 현대 소비 풍조 속 쓰레기 문제를 통해 자신을 살펴보고, 우리 이웃이 실천하는 대안을 공유함으로써 관람객 스스로 해법을 생각해 보는 자리다.


‘재주도 좋아’가 바다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액세서리.(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전시장에는 인간이 남긴 쓰레기와 활용 모습, 쓰레기 문제에 대한 우리 이웃들의 대안이 소개된다. 전시는 크게 대량생산·대량소비 시대의 쓰레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1부 - 쓰레기를 만들다’와 ‘2부 - 쓰레기를 처리하다’, 그리고 전통 농경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재활용사(史)와 여러 대안과 해법을 소개하는 ‘3부 - 쓰레기를 활용하다’로 이뤄진다.


1부는 1인이 하루와 1주일, 4인 가구가 1주일 동안 얼마나 소비하고 쓰레기를 배출하는지 보여주는 영상물과 함께 초기 컵라면 용기, 나무 도시락 등 일회용품을 전시한다. 2부는 넝마 바구니, 폐지 손수레 등 폐자원 수집 도구, 한양대학교 문화재연구소가 2009년 발굴한 ‘서울 행당동 출토 생활쓰레기 유물’ 등을 전시한다. 3부는 지승병, 피피선 바구니, 재활용 등잔, 철모 똥바가지 등 재활용사(史) 관련 유물 및 사진 자료와 함께 우리 이웃이 보여주는 대안을 자료, 인터뷰 영상을 통해 소개한다. 특히, 쓰레기로 오인돼 잃어버릴 뻔했던 하피첩, 영조대왕 태실 석난간 조배의궤, 미인도 등의 문화재도 함께 전시된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개인과 단체, 기업의 대안도 소개한다. ▲장난감 재활용 사회적 기업 ‘금자동이’ ▲버려지는 청바지로 가방을 만드는 마을기업 ‘리폼맘스’ ▲양복을 기증받아 면접을 준비하는 구직 청년 등에게 값싸게 대여하는 ‘열린옷장’ ▲제주 바다의 쓰레기를 수집해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재주도좋아’ ▲다양한 물건을 기증·판매하고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아름다운 가게’ ▲폐품을 다듬어 새로운 물건으로 탄생시키는 리폼의 달인들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사람들과 물건에 담긴 추억·의미에 교감하는 사람 등 버림받는 물건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개인과 단체, 기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쓰레기를 주제로 한 ‘쓰레기×사용설명서’전 포스터.(사진=국립민속박물관)

이들은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으로,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대안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특히 오래 사용하거나 재활용·재사용하는 이웃의 인터뷰는 우리가 대면한 쓰레기 문제를 돌아보게 한다.


박물관 야외와 실내에 최정화(설치미술가)의 ‘만인보’, ‘브리딩 플라워(Breathing Flower)’, ‘연금술(Alchemy)’ 작품과 버려진 물건을 예술품으로 탄생시킨 김종인(서울여자대학교 미술대학 교수)의 ‘마니미니재미형(形)’ 등 정크아트도 전시된다. 또한,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는 학생 작품도 전시된다. 에코퍼센트(E%)는 자연 분해가 어려운 스티로폼, 알루미늄캔, 유리 등의 합성소재를 활용해 쓰레기가 전통적인 십장생을 대체해버린 현실을 풍자한 ‘신(新) 십장생’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재활용 놀이터가 꾸며지고, 싫증 난 장난감과 친환경 가방을 교환하는 코너가 운영된다. 또한 우산 수리와 새활용업사이클 공예 제작 체험(7월 22일~8월 12일 기간 중 매주 토요일)도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인류의 공통 과제인 쓰레기가 개인과 공동체, 미래를 위해 풀어야 할 화두가 된 지금, 이번 전시가 우리 생활을 돌아보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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