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민 작가가 말하는 지금 이 시대의 ‘금지된 사랑’은?

대안공간 루프서 블랙 유머 담은 작품 선보여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7.11.10 14:42:35

강영민, ‘먹방’. 캔버스에 아크릴릭, 300 x 240cm. 2016.

블랙 유머를 담은 캐릭터로 시대적 상황을 표현해 온 팝아티스트 강영민. 이번엔 ‘금지된 사랑’전으로 돌아왔다. 대안공간 루프는 12월 17일까지 강영민의 8회 개인전을 연다. 대안공간 루프가 기획하고 서울문화재단에서 후원하는 이번 전시에는 강영민 작가의 회화 36점, 설치 2점, 영상 6점(총 44점)이 소개된다.


작가의 그림 속 ‘캐릭터’는 과거와 현재에 실제로 있었고, 지금도 존재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재해석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체게바라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을 합친 ‘박게바라’(2014) 작품은 “칭송이냐” “조롱이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현재까지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밖에 작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예술적 의미에서 다시 돌아보겠다는 ‘박정희와 팝아트투어’에 참여해 보수 진영의 환호를 받는가 하면, 그 투어에서 조롱의 의미가 담긴 행위가 펼쳐졌다는 보도에 보수 진영의 환호가 분노로 순식간에 바뀌는 과정도 동시에 경험했다. 이토록 ‘좌파냐’ ‘우파냐’는 이야기 속 양쪽에서 구박과 환호를 다 받는,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그다.


강영민, ‘상호침투’. 캔버스에 아크릴릭, 210 x 175cm. 2012.

그런데 작가는 자신의 정치 성향이 ‘보수’ 또는 ‘진보’라고 설명하는 것이 작업의 주요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체제가 입을 막아버린 이야기들에 대한 금지된 사랑을 따라 떠나는 여정. 즉 어떤 인물과 사건에 대한 해석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현재에도 계속 이야기되기를 바란다. 과거의 영웅이 후대엔 범죄자로 평가되거나, 반대의 경우가 또한 존재하듯 시대적 상황과 생각은 고정돼 있지 않고 변하기 마련이기에.


관련해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세상에 댓글을 다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양지윤 대안공간 루프 디렉터는 “작가는 지난 5년 동안 전국을 유랑하며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반도 이남의 산과 들, 바다와 섬의 순간들을 기록해 왔다. 근대화로 상징되는 한국의 압축 성장 시기부터 민주화 시대를 거쳐 이른바 ‘세계화’로 수렴되는 신자유주의 시대까지, 도시와 자본주의의 여백을 드러내는 과정을 화면 위에 펼친다”며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정희와 박근혜를 알아야 함을 깨달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이데올로기로 나눠진 기표와 키워드의 장을 무너뜨리는 시도를 한다. 이를 위해 팝아트적 요소를 차용해 이데올로기 비판의 핵심을 유도한다. 특히 대중문화 속 이미지와 박정희, 박근혜, 김정은, 북한의 포스터를 뒤섞어 눈길을 끈다. 양지윤 디렉터는 “작가는 부르주아 미학 이데올로기에서 이질적인 금기 요소들, 특히 파시즘적인 주체들이나 하위문화를 현대 미술 안에서 충돌시키고자 한다”며 “이곳에서 금지된 쾌락은, 그리고 금지된 사랑은 그 주체를 드러낸다. 이는 자유주의와 자유주의 바깥의 규범적이지 않은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적 욕망의 구현”이라고 밝혔다.


강영민, ‘열사시리즈 - 이한열 썩소’. 캔버스에 아크릴릭, 194 x 154cm.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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