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이 아닌 을로 살아가는 우리…귀여운 슈퍼픽션 캐릭터에 숨은 이야기들

롯데갤러리서 슈퍼픽션 두 번째 전시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7.12.11 17:41:39

슈퍼픽션, ‘프레디 차고(Freddy garage)’. 디아섹, 70 x 127cm. 2017.(사진=롯데갤러리)

롯데백화점은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스튜디오 슈퍼픽션(SUPERFICTION)의 전시를 롯데갤러리 잠실점(12월 14일~2018년 1월 7일)과 광복점(2018년 1월 11일~2월 4일)에서 연다.


슈퍼픽션은 각기 다른 분야의 디자이너 3인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이번 전시는 슈퍼픽션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여러 브랜드와의 작업을 통해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성을 대중에게 보여준 슈퍼픽션은 전시를 통해 그동안 드러내지 못했던 자신의 작업 철학과 캐릭터의 진면모를 심도 있게 보여주고자 한다. 첫 번째 전시(2016)가 슈퍼픽션이 추구하는 세계관을 전반적으로 아울렀다면, 이번 전시는 슈퍼픽션의 대표 캐릭터 각각에 집중한 첫 전시다. 프레디를 주인공으로 한 그래픽과 영상, 피규어, 조형물 등 다매체 아트워크 45여 점을 선보인다.


슈퍼픽션 작업에 캐릭터는 중요한 플랫폼을 이룬다. 슈퍼픽션의 대표 캐릭터는 현재까지 스캇, 프레디, 닉, 잭슨 4명으로, 각자가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다. 스캇은 양복재단사로서 정장을 입고 일하지만, 노동자로서 화이트칼라를 꿈꾸는 인물이다. 그는 명품 양복을 입고 럭셔리한 삶을 추구한다. 프레디는 워크웨어를 입는 전형적인 블루칼라 노동자로, 스캇 옆 동네에 살며 맥주를 즐긴다. 닉은 스캇의 조수로 양복점에서 일하면서 스캇과 같은 문화의 스타일리쉬한 사람이고, 유일한 흑인 캐릭터인 잭슨은 이발사로 음악을 좋아하고 서브컬쳐를 즐긴다.


슈퍼픽션, ‘스캇의 모자(Scott's head)’. 디아섹, 60 x 50cm. 2017.(사진=롯데갤러리)

이들의 직업과 문화적 취향, 성격은 의상과 소품 스타일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된다. 그들과 함께 등장하는 동물들 또한 잘려 있는 얼굴을 하거나 흘러내리는 형상으로 표현되는 등 무언가를 암시하는 듯한 강한 시각 이미지로 그려져 호기심을 자아낸다.


슈퍼픽션은 이런 캐릭터의 명확한 비주얼 스토리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창조한다. 슈퍼픽션(SuperFiction)이라는 팀명은 단어가 갖고 있는 의미 그대로 ‘대단한 이야기’이면서 ‘대단한 거짓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런 중의적 의미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공상에 가까운 전개로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캐릭터 문화 특유의 위트 있고 유쾌한 형식과 함축적인 시각 언어를 구사하면서 ‘진짜 같은 거짓’ ‘삶의 허구성’이라는 다소 진지한 주제를 적절히 녹여낸다.


슈퍼픽션, ‘하이! 잭슨(Hi! Jackson)’. 디아섹, 80 x 100cm. 2017.(사진=롯데갤러리)

특히 슈퍼픽션의 거짓말 같은 삶의 리얼리티는 어른들의 가슴에 녹아든다. 롯데갤러리 측은 “키덜트 문화 속 캐릭터는 개성이 강한 아티스트들의 순수 창작물로서, 유아 시장의 캐릭터와는 구별된다. 키덜트 문화에 열광하는 세대는 주로 30~40대로 그들에게 캐릭터는 나 자신이며, 그들이 열광하는 주된 이유는 공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캇과 프레디는 노동자로 살아가면서 현실 이상의 어떤 것을 꿈꾸거나, 현실 속에서 나만의 취향과 문화를 즐기는 소소한 일상을 살아간다. 사회 속에서 대부분 자본가가 아닌 노동자, 갑이 아닌 을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은 슈퍼픽션의 캐릭터 속에서 현실을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큰 공감과 재미, 위안을 얻는다”며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슈퍼픽션의 캐릭터 중에서 가장 사랑 받는 캐릭터이자 소탈하고 전형적인 노동자로 등장하는 프레디의 하루 일과를 통해 ‘거짓 같은 대단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4년 활동을 시작한 슈퍼픽션은 이듬해 그들의 대표 캐릭터인 스캇(Scott), 프레디(Freddy), 닉(Nick)을 런칭했다. 첫 애니메이션 숏 필름인 ‘커피 브레이크’(coffee break)를 발표하면서 그들만의 작업관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하던 중, 데뷔 1년 만에 아트토이 캐릭터 공모전(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카카오 공동주최)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디자인계에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LG, 한화, 롯데, 빌리프, 뮤지크, 와콤 등의 기업/브랜드와 협업하고, 프랑스 브랜드 메종 키츠네와 세계적인 광고제인 앤디 어워즈(Andy Awards NY)와 협업하는 등 해외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키워가며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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