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경·박능생·박영길 작가가 다녀온 ‘정열의 나라’ 스페인 이야기

도로시 살롱, ‘펠리스 비아헤!’전서 작가들 시선으로 재해석된 스페인 선보여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8.02.02 09:20:50

권인경, ‘잊혀진 기억, 상기된 시간 1’. 종이에 수성흑연, 연필, 고서 콜라주와 아크릴, 73 x 141cm. 2018.

강력한 한파가 몰아쳐 집밖에 나가기도 어려운 지금,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풍경이 펼쳐져 눈길을 끈다. 도로시 살롱이 2018년의 문을 여는 첫 기획전 ‘펠리스 비아헤!’를 2월 6~25일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 한국문화원에서 열렸던 ‘뉴 서울 프로젝트’ 전시 참석차 스페인으로 출장 겸 여행을 다녀 온 세 작가가 그곳에서 새롭게 접한 풍경에 매료돼 자신만의 감각과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골라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자리다.

 

동양화를 전공한 권인경, 박능생, 박영길 세 작가는 직접 눈으로 본 실경을 기반으로 작업한다. 그러나 그들이 그려내는 풍경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는 실재의 풍경은 아니다. 전통 동양화, 한국화, 그리고 최근의 많은 현대회화가 그렇듯 한 화면에 다양한 풍경과 공간, 장면을 모아 재구성한다. 때로는 시점마저도 단일하지 않고, 익숙한 풍경화의 원근법도 다르게 표현된다.

 

박능생, ‘스페인 톨레도’. 화선지에 수묵과 주묵, 60 x 75cm. 2017.

세 작가가 입을 모아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건 ‘기억과 경험에 기반한, 심리적 상태와 정신이 깃든 화면’. 그렇지만 실경을 기반으로 하기에 요소요소를 뜯어보면 하나하나는 분명히 실존하는 공간이자 장면이며, 풍경인 점이 흥미롭다. 또한 세 작가의 기법과 색감이 동양화에 기반을 두고 있어 화면 속 풍경들이 얼핏 보면 스페인이 아닌 동양의 풍경 같이 느껴지기도 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서울이나 가까운 일본, 중국의 풍경과는 다른 서양의 풍경이, 유럽의 풍경이, 스페인의 풍경들이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권인경의 ‘잊혀진 기억, 상기된 시간 1’(2018)은 전면에는 유유히 강이 흐르고, 이 강이 둘러싸고 있는 기암괴석이 우뚝 솟은 언덕 위로 저 멀리에는 뾰족한 종탑과 중세 수도원으로 보이는 건축물, 그리고 뭉툭하고 거친 붉은 가옥들이 듬성듬성 보이는 익숙한 듯 다소 낯선 풍경으로 스페인의 고도 톨레도를 소개한다. 세심한 디테일 묘사의 유려함과 장엄한 중세도시의 근엄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박영길, ‘바람-길, 마드리드’, 한지에 수간채색, 116.8 x 72.7cm. 2018.

박능생의 ‘스페인 톨레도(Spain Toledo)’(2017)는 자연스럽게 권인경의 톨레도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주묵으로 시원하게 그려 내린 눈앞에 웅장하고 육중하게 펼쳐지는 바위 언덕과 그 중간을 내돌아 뻗은 도로에 줄이어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이 묘하게 중세도시 톨레도와 잘 어울린다. 수묵으로 아기자기하게 스페인 마드리드 길거리를 거니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그린 연작 드로잉 ‘스페인 마드리드 - 거리(Spain Madrid – Street)’(2017)은 간결하지만 힘 있는 구도와 모필로 하는 드로잉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 준다.  

 

박영길의 ‘바람-길, 마드리드(Wind-road, Madrid)’(2018)도 흥미롭다. 스페인의 수도, 스페인 절대왕정의 화려한 궁궐과 도시 건축들을 뒤로 하고 작가의 눈에 제일 크게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소나무 숲. 이유인즉슨 서울에서 보는 것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소나무였던 것. 작가의 본래 화풍과 새로운 소재(스페인 풍경)와 새로운 경험(스페인 여행)이 어우러진다.

 

도로시 살롱 측은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톨레도를 같이 다녀온 세 작가가 서로 다른 방식과 다른 느낌으로, 각자의 경험과 기억, 감정과 감성을 담아 다른 표정으로 각각 그려낸 그들만의 마드리드, 톨레도를 훔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만약 이미 다녀온 곳이라면, 내가 본 풍경과 세 작가가 각각 달리 보여주는 풍경들을 비교하며 다시 여행하는 재미 또한 쏠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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