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은 그저 흰 벽으로 둘러싸인 전시 공간일까?”

마한칭-유모나 듀오, OCI미술관 공간을 작품으로 승화

cnbnews 김금영 2018.10.10 13:17:46

마한칭-유모나 듀오의 전시가 열리는 OCI미술관.(사진=OCI미술관)

미술관은 그저 흰 벽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전시장에 불과할까? OCI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 ‘2018 OCI 영 크리에이티브스’의 여섯 선정 작가에 포함된 마한칭, 유모나 듀오가 개인전 ‘침전물, 녹, 전치(Sediment, Patina, Displacement)’에서 이 의문을 풀어헤친다. 사진과 설치의 조합이라는 특이한 형식에, 땅이 터가 되고, 건물이 서고, 그 내부가 채워지는 일련의 세월을 헤아리는 독특한 화법이 어우러지는, 대표적인 장소 특정적(Site Specific) 전시다.

 

마한칭과 유모나는 각각 사진과 설치를 주요한 작업 형식으로 삼는다. 두 사람이 창작 듀오로 하나의 개인전을 선보이는 만큼 이들의 주된 무기는 사진과 설치의 ‘조합’이다. 또한 주된 관심사는 ‘건축’으로, 전시에서 사진과 설치의 조합이란 형식으로 건축과 공간을 다루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작업의 대상은 전시가 열리는 공간, OCI미술관 건물이다.

 

마한칭-유모나 듀오는 OCI미술관 건물이 전시장 본연의 기능을 잃지 않게 함과 동시에 작품의 일부로서도 기능하도록 한다.(사진=OCI미술관)

OCI미술관은 미술품을 전시하기 위한 화이트큐브 공간으로서의 일반적인 특성을 다수 지닌다. 그럼에도 삼차원의 부피와 양수의 무게, 주소지, 설립년도, 맞아 온 비바람의 양 등 여러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도 분명한 사실. 마한칭, 유모나는 이 건물의 맥락을 그들의 언어로 솎아 다시 OCI미술관이란 화이트큐브에 풀어낸다. 이때 미술관은 본래의 전시 기능을 함과 동시에 전시 기물, 작품의 일부로서도 기능한다.

 

전시는 ‘사이트(Site) - 스페이스(Space) - 타임(Time) - 플레이스(Place)’의 4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터를 다지고, 기둥이 서고, 건물이 올라가 물리적 공간을 꾸리고, 시간을 입으며 이야기가 쌓이고, 마침내 다른 것과 구별되는, OCI미술관이란 하나의 장소로 거듭나는 일련의 과정이다. 하지만 이 섹션을 칼처럼 나누지는 않고 자연스럽게 흐름이 이어지도록 한다.

 

눈길을 끄는 작업은 ‘웨이빙 서페이스(Waving Surface)’다. 2층 전시장에 들어서기 전 난간에 폭 4m, 길이 6m가 넘는 반투명한 비닐로 설치된 작업이다. 찢어질까 염려될 정도로 얇고 여린 비닐은 마치 물처럼 전시장에 넘실댄다.

 

마한칭-유모나 듀오, ‘피스 오브 유(Piece Of You)’. 실버 젤라틴 핸드 프린트, 25 x 30cm. 2018.(사진=OCI미술관)

수평적 이미지는 자연물에서 점차 인공물의 흔적으로, 다시 기둥과 건축물의 수직적인 이미지로 전이한다. 낡은 비계와 미장을 한 건물 내벽은 물리적인 공간감을 한층 강조하고, 기둥에 낀 이끼는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한다. 2층 천장의 한계를 넘어 늘어뜨린 수많은 반투명 레이어 행렬은 이 건물만의 생김새를 암시한다. 마지막으로 덩그러니 홀로 걸린 베를린 장벽 조각은 제목 ‘피스 오브 유(Piece of You)’가 암시하듯, OCI미술관 건물이 실제로 품고 온 이야기 부스러기 중 하나다.

 

OCI미술관 측은 “마한칭, 유모나의 작업 형식도 작업자 조합도 평범하지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화법은 우회적, 은유적, 간접적이며 무던히도 섬세해 때때로 조심스러울 정도”라며 “강하지 않게 살살 읊고 조곤조곤 속삭이는 그 화법, 그 느리고 짙은 박자야말로 역설적으로 이들 작가의 강한 자기색”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OCI미술관에서 10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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