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혜숙 작가가 전통 조각보에서 발견한 ‘오래됨의 가치’

갤러리그림손서 개인전 ‘사잇길에서(In between)’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8.10.17 15:11:22

고혜숙, ‘사잇길에서(In between)’. 고목, 테라코타, 37 x 42 x 7cm. 2017.

우리나라 전통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을 펼치는 고혜숙 작가가 갤러리그림손에서 개인전 ‘사잇길에서(In between)’를 10월 17~23일 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바쁜 일상 속에 우리가 잊고 지냈던 가치 있는 것은 또 무엇이었을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동안 일관성 있게 작업했던 ‘잊혔지만 가치 있는 그 무엇’을 발견하는 시선을 갖고 조용하게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전통 조각보는 서민들의 검소한 생활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시에 여성들의 내적 감정과 예술적 재능을 분출하는 슬프고 아름다운 출구였다. 제작 과정에서 한 땀 한 땀 정성 어린 바느질로 가정의 복을 기원하기도 했고, 오늘의 미술심리치료에서 얻는 효과처럼 조각보는 여인들의 일상 속에서 견뎌 내야 할 정신적·육체적 곤궁에서 벗어나 ‘몰입’과 ‘초월’의 경지를 경험할 수 있는 기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작업실 귀퉁이에 오래 머물렀던 나무 조각, 브론즈 그리고 가마와 유약과 점토의 결합체를 재료로 사용한 것이다. 전통 조각보 안 최소 단위의 구획을 선택하고, 단위의 각 구성 요소 하나하나를 확대해 공간 안에 배치하면 작가가 준비한 풍경이 보인다. 작품과 작품 사이의 여백과 각 작품 형태의 자연성과 비정형성, 그 표면에 오래된 시간의 흐름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풍경들의 중복까지…. 자연과 도시, 그 안의 자신과 타인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나열하고 끊임없이 대화를 요청하는 여정에서 작가의 미의식은 구축된다.

 

갤러리그림손 측은 “오늘날은 첨단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진짜 나’가 아닌 ‘변주된 나’로서 소통하는 각박한 현실에서 눈을 맞추고 온기를 나누면서 오래된 가치를 주장하는 고혜숙의 시점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며 “그 역행의 여정에서 ‘거꾸로 보는’ 능력을 가졌고, 이제는 사족이 된 고도로 숙련된 기교를 버리는 행위를 통해 좀 더 가치의 핵심에 접근하게 된 작가의 외로웠던 여행서를 만나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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