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파일로 본 그림과 진짜 본 그림의 분명한 차이

하이트컬렉션, 회화 자체 들여다보는 기획전 ‘올오버’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8.11.14 15:48:45

구지윤, ‘보라색 소음(Purple Noise)’. 리넨에 오일, 100 x 80cm. 2017.(사진=구지윤)

하이트컬렉션은 가을 기획전으로 ‘올오버’를 12월 1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회화의 양상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우리가 회화를 어떻게 경험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문하는 자리다.

회화 자체를 먼저 들여다보는 이번 전시엔 20대부터 50대까지 여러 세대에 걸쳐 있는 작가 11인(구지윤, 김미래, 김미영, 김하나, 박형지, 배헤윰, 성낙희, 이승찬, 이환희, 정희민, 제여란)이 참여했다. 이들은 회화를 시작했을 때의 시대적, 미술사적 상황이나 출발선은 제각기 다르다. 하지만 현재 즉 동시대 회화 양상의 일면을 보여주는 이들임은 틀림없다. 작가 11인은 각자 탐구하거나 확립해 온 방법론으로 구축한 이미지를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다.

구지윤은 오늘날 우리가 사는 도시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구축과 해체의 풍경 속에서 개인이 갖게 되는 감각과 심리를 캔버스 위 회화로 구현한다. 김미래는 캔버스 천뿐 아니라 나무 패널을 지지대로 하는 그래픽적 회화를 선보인다.

 

김미래, ‘세미써클(Semicircle)’. 패널에 아크릴릭, 100 x 80.3 x 5cm. 2018.(사진=김미래)

김미영은 일상에서 순간적으로 포착하게 된 감정을 회화로 표현하는데, 특유의 촉촉한 질감이 느껴지는 표면으로 캔버스 전체를 덮는다. 회화 표면의 질감 획득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김하나는 빛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캔버스 표면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감각할 수 있게끔 전시를 연출한다.

박형지는 자신의 회화를 선택과 결정을 수없이 반복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사건들이 축적된 결과물로 인식한다. 배헤윰은 색종이를 접었다 오리거나 찢는 놀이에서 힌트를 얻어 근본적으로는 회화에 대한 작가의 사고 과정에서 촉발된 작업들을 선보인다.

 

배헤윰, ‘버터플라이 폴드아웃(Butterfly Foldout)’.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3 x 162.2cm. 2018.(사진=배헤윰

성낙희는 캔버스나 종이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점, 선, 면 등 기본적인 조형요소들을 특유의 감각으로 표현한다. 이승찬은 인터넷에서 모은 디지털 이미지들을 캔버스에 반복 프린팅 하거나 프린팅한 이미지들에 다른 안료를 덧발라 재가공을 시도한다.

 

이환희는 좌우대칭의 강한 정면성을 가진 등변삼각형을 모티프로 크기가 다른 일련의 회화를 진행하며 캔버스 표면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회화를 선보인다. 정희민은 하나의 불투명한 이미지로는 감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어디든 어디도 아닌’이라는 동일한 제목으로 회화 작업을 진행해 온 제여란은 눕혀 놓은 캔버스에서 스퀴지를 이용해 물감을 밀고 당긴다.

 

정희민, ‘온 페이스(On Face)’. 혼합 미디어, 가변 크기. 2017-2018.(사진=정희민)

이성휘 하이트문화재단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회화는 실견이 중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는 대부분 회화를 실물이 아니라 인쇄물이나 데이터 파일로 경험한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회화는 전시장에서 실견한 것이 아니라 인쇄물이나 데이터인 것이다. 그러나 실견하지 않고서는 회화의 물질성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21세기에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회화는 이미지이자 물질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술사와 여러 레퍼런스들이 회화에 대해 규정한 것을 받아들인 후 회화를 보기보다는 회화를 실견한 후 미술사와 레퍼런스를 이해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트문화재단은 하이트진로(주)가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대중의 이해증진과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예술인들의 예술활동을 지원하고자 2007년에 설립했으며, 2010년부터 하이트진로 본사 내에 전시공간 하이트컬렉션을 개관해 현대미술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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