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서구 중심, 남성 중심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서사 제공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9.05.10 17:22:53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외부 전경.(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ts Council Korea, 위원장 박종관)는 2019년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를 5월 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막했다.

제 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랄프 루고프 ‘영국 헤이워드갤러리’ 관장이 총감독을 맡았으며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을 주제를 제시했다.

올해 한국관의 제목은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로, 소설 ‘파친코’(이민진 작, 2017)의 첫 문장에서 빌려 왔다. 각 작품의 맥락과 더불어 ‘역사’로부터의 억압이나 시련에 상관없이 세상과 당당히 마주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자기 확신을 함축한다.

한국관은 ‘역사 서술의 규범은 누가 정의해 왔으며, 아직 그 역사의 일부가 되지 못한 이들은 누구인가?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의 견고한 지층들 내부에 비판적 젠더 의식이 개입될 때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는가?’란 질문을 전시 주제로 던진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를 맡고, 김현진 예술감독(KADIST 아시아 지역 수석 큐레이터)이 전시를 총괄하며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 등 세 작가가 대표 작가로 참여했다.

작가 남화연은 식민, 냉전 속 국가주의와 갈등하고 탈주하는 근대 여성 예술가 최승희의 춤과 남다른 삶의 궤적을 사유하는 신작 ‘반도의 무희’, ‘이태리의 정원’(2019)을 선보인다. 정은영은 생존하는 가장 탁월한 여성국극 남역배우 이등우와 그 계보를 잇는 다음 세대 퍼포머들의 퀴어 공연의 미학과 정치성을 보여주는 감각적인 다채널 비디오 설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2019)을 보여준다. 제인 진 카이젠은 바리설화를 근대화 과정의 여성 디아스포라의 원형으로 적극 해석하면서 분리와 경계를 초월하는 상징으로 해석해내는 신작 ‘이별의 공동체’(2019)를 선보인다.

지난해 6월, 한국관 예술감독으로 선정된 김현진 예술감독은 예술감독 선정심의에서 서구적 기준의 역사와 담론에 개입하는 시도로 주목받은 바 있다. 김 예술감독은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는 시각적으로 움직이는 신체와 소리, 빛의 향연이 촉발하는 감각적인 오디오비주얼 설치들이 매혹적으로 펼쳐지고 있다”며 “최근 시각예술의 언어와 상상력을 통해 근대화의 역사를 다시 읽고 쓰고 상상하는 영역이 확장돼 왔는데, 이것을 더욱 혁신적으로 견인할 주요한 동력은 바로 젠더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늘날 끊임없이 세상에 새로운 균열을 추구하는 동시대 시각예술 활동은 지난 한 세기의 역사들을 규정해온 서구 중심, 남성 중심 등의 범주를 더욱 반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비판적 젠더 의식을 통해 한층 역동적이고도 풍요로운 시각서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국관 전시 기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5월 8~10일 프리뷰 기간을 거쳐 5월 11일 공식 개막하며, 11월 24일까지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 및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열린다. 5월 10일에는 아시아 뮤지션 키라라(한국), Cleo P(태국), IRAMAMAMA(인도네시아), DJ YESYES(한국) 공연이 한국관 전시 연계 행사로 진행된다. 올해 한국관 전시는 커미셔너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현대자동차, 매일유업 등 다수 기업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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