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북] 더 글로리어스 라이프(The Glorious Life)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9.07.16 15:57:02

한미사진미술관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왕칭송 작가의 사진전 ‘더 글로리어스 라이프(The Glorious Life)’와 연계한 사진집 ‘더 글로리어스 라이프(The Glorious Life)’(가현문화재단, 2019)가 발간됐다.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왕칭송은 세부적인 스케치를 토대로 화면을 구성하고 촬영하는 연출사진을 통해 사회개방 이후 격변하는 중국과 물질 만능주의 사회의 이면을 포착해 왔다. 자신의 작업을 ‘사회적 다큐멘터리’라 부르는 작가는 중국 사회현상에 대한 깊은 식견과 날카로운 직감으로 현실을 비춘 초현실적인 사진을 만들어 다큐멘터리 사진의 의미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번 사진집에는 전체 전시작을 포함해 작가의 20여 년의 사진 작업 94점 중 68점을 수록했다. 1997년 왕칭송이 자신의 모습을 디지털로 합성한 초기 포토몽타주 사진부터 2000년 이후 수백 명이 등장하는 인물군상 작업까지, 이례적으로 다양한 작품들이 실렸다. 서구문물의 무분별한 유입이나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인한 이주민 문제 등 사회적 화두를 연결시켜 읽도록 작품을 배열해 중국사회를 지켜본 작가의 시선과 그 다각성을 드러냈다.

제목 ‘더 글로리어스 라이프(The Glorious Life)’는 왕칭송이 1997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한 자신의 사진작업을 통틀어 지칭한 명칭이다. 이를 한글로 직역하면 ‘생활예찬’으로, 표면상 황홀한 중국 사회의 실상을 작업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의 역설적 의도가 반영됐다. 더불어 전시 공동 기획자인 석재현과, 뉴욕국제사진센터 ICP의 전 수석 큐레이터이자 현재 독립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크리스토퍼 필립스의 글이 실려 왕칭송 작업에 대한 다층적 이해를 돕는다.

한편 왕칭송(1966~)은 중국 북동부 지역 다칭에서 출생했다. 스물다섯에 충칭의 미술대학인 쓰촨미술학교에 뒤늦게 입학해 유화를 전공했다. 중국의 경제 개방 이후 왕칭송은 급변하는 사회의 모습을 작품에 투영하고자 1990년대 후반 회화에서 사진매체로 전향했다. 이후 화려한 중국 사회 이면을 그만의 독자적인 사진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 왔다. 베이징에서 연 개인전을 시작으로 2009년 미국 해머미술관, 2011년 뉴욕 국제사진센터, 2015년 런던 비틀즈 & 헉슬리(Beetles & Huxley)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이 외에도 1996년부터 100여 개의 단체전에 참여했고, 2006년에는 프랑스 아를 국제 사진 축제에서 아웃리치 어워드(Outreach Award)를 수상했다.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 영국 빅토리아 앨버트 미술관, 프랑스 메종 유러피안 드 라 포토그래피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왕칭송 사진, 석재현·크리스토퍼 필립스 글 / 8만원 / (재)가현문화재단 펴냄 / 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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