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기업] PART 2. 예술 후원으로 브랜드 철학 전달하는 현대자동차

MMCA 현대차 시리즈·현대커미션 등 국내외서 중장기 문화예술 후원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9.11.19 17:14:34

지난해 초 평창올림픽플라자에 마련됐던 현대자동차 파빌리온. 약 370평, 높이 10m 규모의 파빌리온의 외벽은 우주를 상징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나는 실험적인 협업을 좋아한다. 과학과 미술 둘 다 관심이 많은데 현대자동차와의 프로젝트를 통해 두 가지 모두 시도할 수 있어 기쁘고 뜻깊었다.”

지난해 초 평창동계올림픽, 동계패럴림픽 현장에 마련된 ‘현대자동차 파빌리온’ 프로젝트에서 만난 영국 건축가 아시프 칸은 당시 소감을 위와 같이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아시프 칸의 협업 프로젝트로 진행된 ‘현대자동차 파빌리온’은 수소 에너지를 주제로 했다. 파빌리온은 수소 자동차를 전시하는 게 아니라, 수소 에너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며 이를 간접적으로 체험시켜주는 형태로 꾸려졌다.

 

현대자동차와 아시프 칸의 협업 프로젝트로 진행된 ‘현대자동차 파빌리온’은 수소 에너지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을 보여줬다. 사진 = 김금영 기자

관련해 현대자동차 조원홍 고객경험본부장(부사장)은 “자동차의 기술만 강조하는 것보다는, 고객들이 자동차를 구매하고 삶에 이용하는 과정 모두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품격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기술을 기술 그대로가 아니라 예술과 결합해 보여주는 것도 이런 브랜드 철학에서 비롯됐다”고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파빌리온은 전시 오픈 3일만에 6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예술과 첨단 기술의 융합을 추구하는 현대자동차는 9월 5~9일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린 미디어아트 및 테크놀로지 축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2019’를 공식 후원하기도 했다. 수소전기차 ‘넥쏘’,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 총 9대의 공식 의전 차량을 지원하고, 축제 기간 동안 예술과 기술의 만남에 주목한 현대자동차의 활동을 담은 브랜드 영상을 상영했다.

 

지난해 2월 12일 열린 현대자동차 파빌리온 설명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아시프 칸 작가, 현대자동차 조원홍 고객경험본부장(부사장), 현대자동차 지성원 크리에이티브 워크스 실장. 사진 = 김금영 기자

국내 작가를 위한 문화 예술 후원 활동으로 ‘품격 있는 가치를 제공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전달하는 데도 집중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과는 매년 중진작가 1명의 작업과 전시를 후원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를 2014년부터 이어 왔다. 이불(2014), 안규철(2015), 김수자(2016), 임흥순(2017), 최정화(2018) 작가 등이 이 시리즈에 선정돼 대규모 전시를 선보였고, 현재 여섯 번째 작가인 박찬경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중진작가 지원을 비롯해 차세대 신진 유망주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장기 후원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2년 동안의 준비 과정을 거쳐 탄생한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장르의 제약이 없는 협업 형태의 차세대 크리에이터 발굴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젝트 해시태그 사업 공모는 7월 2~22일 진행됐으며 203팀의 다양한 영역의 지원자들이 접수했다. 그 중 5팀이 서류 심사를 통과해 최종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 행사장 내 ‘현대 x 아트(Hyundai x ART)’ 부스에 전시됐던 현대자동차 ‘넥쏘’(왼쪽)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모습. 사진 = 스테판 퍼버바우어(Stefan Fuertbauer)/게티이미지 포 현대(Getty Images for Hyundai)

그 결과 최종 선발된 강남버그와 SQC 두 팀에게는 각각 창작지원금 3000만 원과 국립현대미술관 창동스튜디오 작업실(6개월)이 제공된다. 두 팀이 제안한 기획의 최종 결과물은 내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일 예정이며, 해외 유수의 기관 및 전문가들에게 소개해 해외 진출 기회도 지원한다. 현대자동차 측은 “2014년부터 이어온 국내 중진 작가 후원 프로그램 ‘MMCA 현대차 시리즈’와 더불어 이번 프로젝트 해시태그를 진행함으로써 국내 차세대 크리에이터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국내 문화예술계의 저변 확대와 지속적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직접 기획한 다양한 공모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에 위치한 미디어아트 갤러리 ‘비전홀(Vision Hall)’에서 상영될 미디어아트 작품을 공모하는 ‘VH 어워드’를 진행해 차세대 미디어 아티스트들을 새롭게 발굴해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국내 순수 예술 장르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현대 블루 프라이즈(Hyundai Blue Prize)’를 통해 중국 내 신진 큐레이터를 발굴해 멘토링, 제작 지원 및 작품 전시를 지원하고 있다. 신진 큐레이터들이 직접 예술 전시를 기획해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에 전시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기술과 예술 결합한 특별한 브랜드 철학 전달”

 

현대자동차와 국립현대미술관이 함께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 올해 작가에 선정된 박찬경 작가의 전시 현장. 사진 = 김금영 기자

국내를 넘어 글로벌 아트 프로젝트도 펼쳐 왔다.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이하 LACMA), 영국 테이트모던과 같은 글로벌 문화예술계와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자동차 기업 경영 전반에 문화 예술적 가치를 접목해 혁신적인 브랜드 철학을 전달해 왔다.

주목해볼만한 프로젝트들이 올해도 이어졌다. 8월엔 현대자동차 부품그룹사 현대트랜시스가 미국 뉴욕 기반 친환경 패션 브랜드 ‘제로+마리아 코르네호’와 손잡고 자동차 폐소재를 업사이클링(up-cycling,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킴)하는 협업에 나섰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자동차가 진행하는 ‘프로젝트 해시태그’는 장르의 제약이 없는 협업 형태의 차세대 크리에이터 발굴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공식 포스터.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자동차 측은 “이번 협업은 ‘지속 가능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 자동차와 패션의 이색 결합을 통해 업사이클링트렌드를 전 세계에 전파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밝혔다. 현대트랜시스가 자동차 시트 연구와 제조과정에서 발생되는 자투리 가죽을 제공했고, 의상 디자인을 제로+마리아 코르네호가 맡았으며, 협업 의상의 콘셉트는 ‘자연과의 조화’로 진행됐다. 현대자동차는 4개월 간 제작한 의상을 2020 S/S 뉴욕패션위크(9월 6~11일) 첫 날인 9월 6일 뉴욕 맨해튼 ‘퍼블릭 키친’에서 ‘리스타일(Re:Style)’이라는 이름의 캡슐(소규모) 컬렉션을 통해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영국 테이트모던과는 장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현대 커미션: 카라 워커: 폰즈 아메리카누스(Fons Americanus)’를 10월부터 선보이는 중이다. 전시는 내년 4월 5일까지 열린다. 현대자동차와 테이트모던은 지난 2014년 현대미술의 발전과 대중화를 지원하기 위해 11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테이트모던의 대형 전시장 터바인 홀에서 혁신적인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인 ‘현대 커미션’을 매해 선보여 왔다.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2015), 필립 파레노(2016), 수퍼플렉스(2017), 타니아 브루게라(2018)에 이어 올해는 미국 출신의 예술가 카라 워커가 터바인 홀에서 다섯 번째 현대 커미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미국 뉴욕 소호 블리커 스트리트에 위치한 패션 디자이너 ‘마리아 코르네호’는 현대자동차 부품그룹사 현대트랜시스로부터 자동차 폐소재를 제공받아 이를 옷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진 = 현대자동차

테이트모던과 지난 1월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문화 예술 기관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예술, 문화, 역사를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전 지구적 관점의 연구와 협업을 2024년까지 6년 동안 지원한다. 10월 테이트모던에서 개막한 ‘백남준’전은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의 연구 결과가 포함되는 첫 번째 전시로, 내년 2월 9일까지 열리며 백남준의 작품 200여 점을 선보인다.

11월 6일엔 2015년부터 장기 파트너십을 맺어온 LACMA와 중국 상하이 유즈 미술관(Yuz Museum Shanghai, 이하 유즈 미술관)에서 문화예술 파트너십 활동 확장 계획을 밝혔다. LACMA와 유즈 미술관 설립자 부디 텍이 지난해 발표한 공동 재단 설립을 기반으로 현대자동차와 추진하게 된 파트너십은, LACMA와 유즈 미술관이 공동 설립한 ‘유즈 재단’을 중심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전시·프로그램·컬렉션 관리 전반에 LACMA와 유즈 미술관이 공동 기획한다. 현대자동차는 개막 전시를 비롯한 전시 후원, 프로그램 운영을 함께 진행한다.

 

영국 테이트모던과는 장기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현대 커미션: 카라 워커: 폰즈 아메리카누스(Fons Americanus)’를 10월부터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전시 현장. 사진 = 현대 커미션: 카라 워커 © Ben Fisher Photography

11월 7일엔 LACMA와 유즈 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첫 전시 ‘인 프로덕션: 아트 앤 더 스튜디오 시스템(In Production: Art and the Studio System)’가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시각 예술 또는 할리우드 영화의 제작 현장이 지난 20년간 어떠한 모습으로 변모했는지 보여 주는 현대미술 전시로, LACMA 소장품 중 영화, 영상 분야와 연계된 24명의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개막 전시에 이어 내년 3월 및 5월에 각각 현대자동차 후원 전시가 선보여질 예정이며, 이외 현지 고객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측은 “현대모터스튜디오 베이징을 통해 이미 중국 내에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는 현대자동차는, 향후 상하이에서도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및 글로벌 고객과 소통하고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자동차는 2015년부터 유럽, 미주, 아시아에서 미술관 파트너십은 물론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고자 문화예술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왔다”며 “이번 신규 파트너십 프로젝트를 통해 최근 상하이 문화예술계의 빠른 변화와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라며, 더 많은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는 11월 6일 2015년부터 장기 파트너십을 맺어온 LACMA와 중국 상하이 유즈 미술관(Yuz Museum Shanghai, 이하 유즈 미술관)에서 문화예술 파트너십 활동 확장 계획을 밝혔다. 중국 상하이 유즈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인 프로덕션: 아트 앤 더 스튜디오 시스템(In Production: Art and the Studio System)’전 현장. 사진 = 유즈 미술관, JJYPhoto

이 모든 예술 활동을 다루는 책도 2016년부터 이앤아트와 함께 발간해 왔다. 올해 8월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예술의 양상을 다루고 현대자동차의 예술후원 철학을 담은 단행본 ‘현대 모터 아트 Vol.4: 아트+테크놀로지’를 발간했다. 이앤아트가 기획, 편집을 맡았다. ‘현대 모터 아트’ 시리즈는 나날이 변화하는 현대미술의 이슈를 담아 현대자동차가 발간하는 아트북이다. 그 호의 주제에 따라 그와 관련한 현대자동차의 문화예술 활동을 소개하고, 그 주제의 전문가들 원고와 인터뷰 등을 다룬다.

이 외에도 현대자동차는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 후원을 통해 테이트모던뿐 아니라 전 세계 협력 미술관 및 연구 기관에서 매년 심포지엄, 세미나, 워크샵을 진행하고, 동시대 미술 및 미술사 정립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며 중장기적 문화예술 후원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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