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온택트 ③] 온라인 미술 관람-구입, 더욱 과감해지다

신세계TV쇼핑 ‘오싹 라이브’, 디뮤지엄 ‘나우플레잉’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20.07.06 11:12:40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바꿨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각종 문화 행사가 취소되고, 공연장, 미술관, 갤러리도 휴관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하지만 사람들의 문화 향유는 멈추지 않았다. 오프라인을 대체해 온라인, 방송 등으로 문화를 소비하는 언택트(비대면)족을 겨냥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마련됐다. 더 나아가 온라인을 통해 외부와의 연결(on)을 꾀하는 문화 ‘온택트(untact + on)’ 시대가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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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TV쇼핑, “온라인·홈쇼핑으로 미술작품 구매, 이색 아닌 일상”

신세계TV쇼핑이 모바일 생방송 ‘오싹 라이브’를 통해 작가 박선민의 미술 작품 판매 방송을 선보였다. 사진 = 신세계TV쇼핑

공연뿐 아니라 미술 작품도 언택트 마케팅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TV쇼핑은 최근 모바일 생방송 ‘오싹 라이브’를 통해 박선민 작가의 작품 판매 방송을 선보였다. 신세계TV쇼핑 측은 “온라인 전시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음에 따라 언택트로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상품에 대한 판매를 강화하고자 이번 방송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방송에 출연한 박선민 작가는 알록달록한 빛깔의 콩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라는 주제를 표현하는 신예 아티스트다. 현재 방영 중인 채널A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시즌3에 작품이 소개되기도 했다. 신세계TV쇼핑 측은 “‘하트시그널’을 통해 박선민 작가의 작품이 알려지면서 특히 젊은 층에게 이슈가 됐다”며 “본래 박 작가는 여러 갤러리에서 기획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 그 와중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소비자와 소통하려는 목적이 서로 맞닿아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바일 생방송 ‘오싹 라이브’엔 박선민 작가가 직접 출연해 작품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생방송 화면 캡처. 사진 = 신세계TV쇼핑

신세계TV쇼핑은 ‘오싹라이브’를 비롯해 앞서 4월에도 인플루언서(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SNS 유명인)와의 협업 확대를 통한 미디어 커머스 콘텐츠 강화로, 언택트에 익숙한 20~30대 시청자 유입 확대에 나선 바 있다. 리포터 겸 방송인 김태진이 메인 쇼호스트로 나선 ‘김태진의 쇼핑가 중계’를 비롯해 라이브 음악 쇼핑 방송 ‘출근길 뮤직 하이’ 출연 가수 라인업 강화에 힘을 기울였다. 이밖에 개그맨 박경호와 그룹 원포유(14U) 소속 전직 아이돌 전재혁이 출연하는 쇼핑 토크 버라이어티 ‘개이돌’ 론칭 계획도 밝혔다. 이 가운데 이번 ‘오싹라이브’를 통해 예술 작품으로도 언택트 쇼핑 콘텐츠 범위를 확대한 것.

이번 방송은 ‘하트시그널’에 소개돼 주목받은 해피독(Happy Dog), 블루(Blue) 등의 작품을 집중 소개했다. 또 보증서와 작가의 친필 사인이 포함된 한정판 프린팅 작품을 7만 4000원에 판매했다. 방송은 마치 갤러리를 방문한 듯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작가가 직접 출연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방송은 신세계TV쇼핑 앱과 SSG닷컴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신세계TV쇼핑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으로 언택트에 익숙한 20~30대 시청자 유입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사진은 리포터 겸 방송인 김태진이 메인 쇼호스트로 나선 ‘김태진의 쇼핑가 중계’ 관련 이미지. 사진 = 신세계TV쇼핑

신세계TV쇼핑 측은 “모바일 생방송 콘셉트에 맞게 작가의 친필 사인이 포함된 방송 특별 패키지를 부담스러운 고가가 아닌 합리적인 가격에 구성했다. 방송 당일 접속자수가 평균 대비 두 배 가까이 늘고, 실시간 댓글 또한 많이 올라오는 등 반응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엔 홈쇼핑에서 미술 작품을 판매하는 게 이색적으로 여겨졌지만, 언택트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과 홈쇼핑으로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하는 트렌드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후 또 좋은 계기가 있다면 예술 작품 관련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과 문화, 소비의 경계를 허무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기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집중했던 디뮤지엄, 전시 연계 온라인 프로젝트 나서

 

7월 5일 디뮤지엄은 뮤지션 림킴과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했다. 사진 = 디뮤지엄

오프라인 전시에 집중해오던 대림문화재단의 디뮤지엄은 온라인 콘텐츠 시리즈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19일 개막해 12월 27일까지 열리는 ‘사운드뮤지엄(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 전시(이하 ‘사운드뮤지엄’전)를 전시장 밖에서도 즐길 수 있는 연계 온라인 프로젝트 ‘나우 플레잉(NOWPLAYING)’을 진행한다.

‘사운드뮤지엄’전은 작가 10팀의 사운드 설치, 관객주도형 퍼포먼스, 인터랙티브 라이트 아트, 비주얼 뮤직 등의 사운드&비주얼 아트 작품을 다양한 범주로 소개하는 전시다. 본 프로젝트는 이번 전시를 요가, 춤, 음악 등 다양한 장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감각으로 경험하도록 돕는 온라인 콘텐츠 시리즈다.

7월 5일 오후 7시에는 글로벌 숏 비디오 플랫폼 틱톡의 디뮤지엄 공식 계정을 통해 뮤지션 림킴, 비디오그래퍼 DQM과 함께 하는 전시 투어 및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시청자 대상 실시간으로 관람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이밖에 디뮤지엄의 공식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을 통해 온라인 콘텐츠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디뮤지엄은 전시 연계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나우 플레잉’을 진행한다. 사진은 일일댄스프로젝트와 함께하는 ‘댄스필름’의 한 장면. 사진 = 디뮤지엄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5월 요가 커뮤니티 요가웨이브와 함께 첫선을 보였다. ▲전시 작품에서 얻은 영감을 섬세한 몸짓과 동작으로 탄생시킨 ‘숨요가’ 영상을 시작으로 ▲안무가이자 영화감독인 송주원을 중심으로 하는 현대무용 기반의 무브먼트 그룹 일일댄스프로젝트와 협업해, 작품들의 사운드와 공간으로부터 느껴지는 감정을 몸의 언어로 재해석한 ‘댄스필름’ ▲내면의 집중을 통해 작품을 감상해보는 ‘사띠 명상’ 콘텐츠 등을 연이어 공개하며, 대중에게 온라인으로 전시를 다각적으로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디뮤지엄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활발한 문화생활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미술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작품을 관람하고, 나아가 새로운 전시 경험의 방식을 제안하면서 전시와 작품의 주제를 색다르게 경험해볼 수 있도록 본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아울러,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이라는 비전에 발맞춰, 변화된 일상 속에서도 예술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온라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연과 미술의 이색적인 만남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기도 했다. 6월 국립현대미술관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팀과 손잡고 온라인 공연 ‘MMCA 라이브 x 오페라의 유령’을 기획해 선보였다. 공연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을 배경으로 ‘오페라의 유령’ 월드 투어 주연 배우 3인의 대표곡 무대와 비하인드 영상으로 구성됐다. 공연은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약 30분간 중계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MMCA 라이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국립현대미술관이 마련한 온라인 공연 시리즈”라며 “4관(서울, 과천, 덕수궁, 청주)의 특성에 어울리는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온라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공간 제약 벗어난 언택트, 현장 매력 반감 및 소외 우려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출연 배우인 클레어 라이언이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하는 모습.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점차 개인주의,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이처럼 공연계, 미술계는 기존 오프라인에 치중했던 과거의 형태에서 벗어나 온라인 중심으로의 변화를 맞고 있다. 발품을 팔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손가락 몇 번 클릭, 터치하는 것으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편리하다. 멀리서밖에 볼 수 없었던 배우의 표정도 방구석에서 편안하게 클로즈업으로 볼 수 있고, 옆 좌석의 관객 상관없이 편한 자세로 자신이 원할 때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줄을 서서 봐야 했던 미술관의 유명 작품도 눈앞에 바로 펼쳐진다.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워지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한다. 언택트 콘텐츠가 현장에서의 매력을 살리기엔 한계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평소 공연을 좋아해 몇 달에 한 번씩은 공연장을 주기적으로 찾았다는 김지연 씨는 “물건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게 편하다. 그러나 선호도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공연은 여타 콘텐츠와 비교해 현장에서 받는 감동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좋아하는 배우 또는 가수와 한 공간 안에서 문화 콘텐츠를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는 즐거움은 온라인으로는 온전히 느끼기 힘들다. 무대가 끝나고 ‘앙코르’를 외치는 즉흥성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택트 콘텐츠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쉽고 간단하고 가깝게 콘텐츠를 접할 수 있지만 오히려 소통이 단절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공연, 미술 콘텐츠는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방탄소년단 유료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 더 라이브; 중계 화면’. 사진 = 연합뉴스

현업 작가인 A씨는 “그림이나 조각 등 예술 작품은 화면을 통해 보는 것과 직접 보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방송, 온라인 상에서는 세세한 붓질의 흔적 등 작가의 손길을 현장에서와 같이 오롯이 느끼기는 힘들다. 그래서 굳이 사람들이 발품을 팔며 시간과 노력을 들여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을 가는 게 아니겠는가”라며 “작가 입장에서도 사람들에게 작품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보다 많기를 바란다. 코로나19로 전시를 비롯해 여러 문화 행사가 줄줄이 취소돼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언택트(Untact)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 사회가 ‘온택트(Untact + On)’로 연결되고 있다는 관점도 있지만, 이것이 외부와의 소통을 오히려 단절(Off)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많은 사람이 콘텐츠를 누리는 것이 아닌, 오히려 또 다른 소외를 낳을 수 있다는 것.

 

마스크를 쓴 채 야외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 =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문화 언택트 콘텐츠 및 행사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10~30대 젊은 층에 편중됐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통한 언택트 소비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중·노년층의 경우 아예 이런 행사나 콘텐츠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지나가거나, 알고 있어도 참여, 사용 방법을 몰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9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60대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의 73.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이상의 경우 35.7%로 디지털 소외 현상이 한층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급작스레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상황이 앞당겨져 혼란이 많은 시기다. 일부 소비자층에만 한정된 마케팅은 경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디지털 소외가 아닌 포용 사회를 함께 만들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가 정보화 교육을 진행하고, 기업 또한 보다 이용하기 쉬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실질적인 노력이 계속돼야 기술· 방식적인 측면에만 그친 언택트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까지 불을 밝히는 진정한 의미의 온택트 시대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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