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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핫] 제2 중동붐? 사우디 ‘네옴시티’ 특수 기대하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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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2.12.03 12:14:22

서울 크기 44배…광활한 사막에 펼쳐진 꿈
1300조 천문학적 사업비에 대기업들 ‘눈독’
재계1·2위 삼성·현대차그룹, 사업참여 돌입
사막 가르는 거대장벽도시 가능할까 의문도

 

네옴시티 '더 라인' 내부 투시도.(사진=네옴시티)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과 함께 그가 추진 중인 대규모 신도시 건설사업 ‘네옴시티’를 두고 국내 건설사들의 참여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여러 기업들이 네옴시티 관련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황량한 사우디아라비아 사막 한복판에 사상 최대의 거대 신도시가 들어선다. 이름하여 ‘네옴시티(Neom City)’. 서울시 44배 크기의 광활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거대 장벽 도시 ‘더 라인(The Line)’과 해안가에 위치한 팔각형 형태의 첨단 산업단지 ‘옥사곤(Oxagon)’, 사막 고지대의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TROJENA)’ 등이 네옴시티를 구성하는 3종의 거대 프로젝트로, 이와 관련한 총 사업비 규모는 약 1조달러(약 1300조원)으로 예상된다.

놀라운 것은 이 거대한 신도시가 100% 재생 가능 에너지로 운영되며, 항만·물류·철도 운송시설이 통일돼 ‘탄소 배출 제로’도 실현한다는 것. 이를 통해 ‘석유 이후 시대’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풍요와 발전을 지속한다는 장대한 구상이다.

 

더 라인 조감도.(사진=네옴시티)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장관과 총리를 겸임하면서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세자다. 최근 그가 한국을 찾아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을 만나면서 국내 기업들의 네옴시티 사업 참여 분위기도 점차 무르익고 있다.

지난달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빈 살만 왕세자와의 차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 국내 20대 그룹의 총수 8명이 참석했다.

1시간 30분 넘게 이뤄진 이날 차담회에서는 네옴시티 사업을 중심으로 한 각종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국영 통신사인 사우디프레스에이전시(SPA)는 “(차담회 동안) 다양한 분야, 특히 에너지, 기술, 산업, 건설, 스마트시티에서 유망한 투자 기회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삼성물산·현대건설, 터널 공사 돌입



이날 참석한 그룹들 중 네옴시티 사업과 관련해 타사보다 한발 앞선 곳은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이다.

두 그룹은 이미 산하의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결성, 네옴시티의 핵심 사업인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 8일(현지시간) 첫 발파를 시작으로 공사에 돌입한 상태다.

 

또, 삼성물산은 한국전력 등과 함께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65억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도 체결하기도 했다.

이날 차담회에서도 이재용 삼성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 개인적인 친분을 토대로 네옴시티 사업과 관련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을 포함한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사업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가 국내 기업 총수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반면, 타 그룹들은 아직 본격적인 참여를 준비하는 단계로 분석된다.

먼저, SK그룹은 수소를 비롯한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각국의 유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서 석유 중심 산업구조를 벗어나려는 사우디와 수소 등 친환경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역점 사업인 태양광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방산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화는 올해 3월 사우디 국방부와 약 1조원 규모의 방산 계약을 맺기도 있다.

DL그룹은 그간 쌓아온 사우디 현지 공사수행 실적을 토대로 건설 부문과 탄소 저감,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실현 가능성…수주 방식도 논란



이처럼 네옴시티 사업에 국내 대기업들의 기술력이 합쳐진다면 네옴시티는 최첨단 기술이 총집결된 미래형 친환경 도시로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일단 이 프로젝트 구상이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막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거대 장벽 도시를 과연 현재의 기술력으로 건설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건설 과정에서 자연을 파괴할 가능성도 높으며, 설사 건설된다 해도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초고층 건물이 끝없이 이어지는 구조가 비효율적인 것은 물론, 몇몇 디스토피아 SF영화의 사례처럼 햇볕이 잘 비치는 상층부엔 부유층만 거주하고, 하류층은 어두운 저층부에 거주하는 극단적 계층 분리 및 갈등 상황도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야 수도 리야드의 '더라인' 전시장에 공개된 터파기 공사 현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활동과 관련해서도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재 네옴시티 사업의 입찰 방식은 철저한 비공개 입찰 방식인데, 이 때문에 ‘더 라인’ 터널 공사를 수주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측도 수주 금액 등 자세한 사항을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다.

네옴시티 발주처인 사우디 정부 측은 네옴시티 개발 사업에 적극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수주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이 아니면 수주가 쉽지 않은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네옴시티는 건설, 인프라는 물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그린수소 생산 등 무궁한 일감이 널려있는 ‘금맥’이기도 하지만, 자칫 석유부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몰락으로 이끌 방아쇠가 될 수도 있는 위험도 도사린 거대 프로젝트”라며 “어쨌든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제2 중동 붐’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인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CNB뉴스=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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